스타워즈 글에서 비슷한걸 봤다면 착각입니다..
양놈들이 다그렇지....
벌컨과 동아시아의 문화.
(스타트렉: 퍼스트 콘택트)
사실 스타트렉의 벌칸을 보면 기묘한 기시감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벌칸의 모든게 아시아 문화를 표방한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배우 레너드 니모이가 자신이 유대인인 것에서 착안해 유대인 문화에서 가져온 것이 많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그의 아이디어에서 창작된 것도 있다.
이것은 벌칸의 기본적인 복장이다.
보면 알겠지만 일본의 전통의상에서 착안한 것라고 생각된다.
(일본의 남성 전통의상)
많은 판타지,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들은 인간이 아닌 타종족에게 이런 아시아의 전통의상에 착안된 복식을 입힌다. 가상의 이국적인 종족 문화가 대게 이러한 것은 서양 관점에서 동양의 전통문화는 그저 신비롭고 낯선 것이기 때문일까.
이뿐만이 아니라 벌칸의 글자체계를 보면 한자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다.
(필원잡기)
세로쓰기와 한자와 같은 글씨모양이 특히나 그렇다..
마찬가지로 로뮬런 또한 비록 로마제국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나 벌칸과 같은 뿌리를 지닌 외계종족으로써 여기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오리온의 성노예와 아랍풍.
(TOS 파일럿 에피 The Cage에 등장한
오리온 여성)
첫등장은 스타트렉의 파일럿 에피이다.
이 오리온의 여성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아랍풍의 노래에 맞춰 벨리댄스와 비슷한 춤을 춘다. 그리고 그런 춤으로 남성을 유혹한다. 이는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Maher Morcos, United States,
"Sultan’s delight")
위의 그림은 서구의 시각으로 바라 본 아랍권/중앙아시아를 표현한 것이다. 아름다운 아랍여성이 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다. 오리온의 묘사와 굉장히 흡사하게 표현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지금까지도 오리온 표현에 대해서는 한계가 남아있다.
클링온과 일본 그리고 사무라이.
클링온은 일본+러시아+바이킹 등이 짬뽕되어서 만들어진 가상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겠다.
60년대 시리즈 TOS때부터 차근차근 보자.
-TOS, 클링온의 시작.
(Errand of Mercy에 등장한 클링온 Kor)
클링온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당시 오리지널 스크립트를 보면 클링온의 외모 묘사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oriental and hard-faced"
동양인스럽고 무뚝뚝하다고 표현되어있다.
(oriental: 동양의, 동양인의/hard-faced: 감정이 없어 보이는, 연민이 없어 보이는)
사실 TOS는 제작비 여건이 좋지 못했고 60년대라는 시대를 생각해보면 이해는 간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60년대 할리우드는 동양인이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 물론이고 캐스팅조차 되지 못하던 시대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보면 백인 배우가 입에 보형물을 넣고 우스꽝스럽게 일본인을 연기한다.
이런 외모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스타트렉에서 클링온은 일본보다는 오히려 당시 미국과 냉전을 벌였던 '소련(현 러시아)'을 표현한 세력이다. 그들의 문화는 옛 바이킹 문화와 뒤섞여있다.
- 새롭게 탄생한 클링온
(스타트렉: 미지의 세계)
TOS 시리즈가 끝나고 후에 TOS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극장판이 나온다. 이때 클링온은 새롭게 디자인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이 설정은 80년대 시리즈 TNG까지 이어진다.
(TNG의 엔터프라이즈 선원 '워프')
이전에 비해 더 외계인스러운 모습이 추가되었다. 이마에 돋아난 돌기와 코 구조가 인간과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이전에 마치 '화이트워싱'스러운 것이 사라졌다. 좀더 인외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클링온들이 '명예'를 중요시한다는 것은 프로듀서에 따르면 일본에서 영감받았다고 한다.
끝내 제작되지 못한 <Phase II>에 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들어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I wanted something that we had never seen before on the series, and that's a penetration deep into enemy space. I started to think of how the Klingons lived. Obviously for the Romulans we had Romans, and we've had different cultures modeled on those of ancient Earth, but I tried to think of what the Klingon society would be like. The Japanese came to mind, so basically that's what it was, with the Sacred Emperor, the Warlord and so on."
https://www.empireonline.com/movies/features/star-trek-10-unfilmed-episodes/#r3z-addoor
요약하면 이렇다. 클링온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싶었고 그 문화를 일본의 것에서 영감받았다라는 것이다. 특히나 그 중에서 사무라이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클링온의 의상을 보면 일본 전국시대의 갑옷과 굉장히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 갑옷)
그러니깐 예전의 TOS의 클링온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여전히 동양의 문화는 그들에게 외계의 것처럼 낯설고 신비로운 것이다.
스타트렉,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스타트렉의 큰 장점은 사회가 변화하면 그에따라 프랜차이즈도 맞춰나아간다는 것이다.
먼저 벌칸을 보자.
(디스커버리에 등장한 '사렉')
디스커버리에서는 벌칸의 복장은 예전의 것에서 벗어나려는 디자인이 눈에 뛴다.
옛것의 느낌은 그대로 두되, 노골적인 일본전통복식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이다.
그리고 클링온도 이에 맞춰 변했다.
(디스커버리의 봉화지기 갑옷)
클링온 디자인의 급격한 변화는 팬들 사이에서 은은한 논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클링온 디자인의 변화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이다. 언젠가는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클링온 '르렐')
더이상 그들에게 사무라이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갑옷부분은 인간 문화에서 찾을 수 없는 디자인으로 변했다. 피부색도 외계스럽게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약간의 바리에이션이 있어도 대부분 까무잡잡하게 표현한게 전부였다.)
이마의 돌기는 더욱 부각되어있고 이전보다 얼굴 골격이 조금 달라졌다.
(콜의 아버지 '콜샤')
다른말이지만 전쟁 중에는 머리를 민다는 클링온 설정도 추가되어 시즌2에서는 다시 머리카락이 돌아와서 논쟁은 조금 잠잠해졌다.
피카드의 새로운 로뮬런.
이번 피카드에 새로운 로뮬런 종교세력이 등장할 예정이고
(로뮬런 '엘노르')
그중 한 캐릭터는 대강 이런 모습이다.
사실 대충 클리셰적인 '엘프'의 모습이지만 로뮬런의 종교문화는 사실상 스타트렉에 소개된 적이 없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예전처럼 아시아 문화를 표방할 것인지 새로운 형태일지 말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표현방식에 있어서 걱정스럽기도 하다.
오리엔탈리즘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자신을 미원주민이라 소개한 사기꾼
'자메이크 하이워터',
보이저의 원주민 문화에 대한
자문을 맡았었다.)
보이저에서 이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원주민 문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그대로 담습해 표현했다.
(보이저의 일등항해사 '챠코테')
스타 트렉 속 미국 원주민 캐릭터들은 이렇게 온갖 미신과 종교, 주술에 심취한 모습으로 표현되었고 심지어는 부족 문화가 뒤섞여 표현되기도 했다.
(보이저의 에피소드, Tattoo)
이런 황당한 스토리까지 소개되었다.
이런 전례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칸 누니엔 싱을 연기한 배우는
멕시칸 원주민의 후예이다.
하지만 캐릭터는 인도출신이다.)
오히려 60년대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크니스에서 '화이트워싱'당한 건 무시하자.
(TOS의 에피소드에서 Paradise Syndrome)
물론 TOS에서 이딴게 있긴 했다...
아무튼 중요한건 스타트렉은 차별이 없는 유토피아적 미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프랜차이즈였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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